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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사길 잘했다

소미 2017.09.20 03:28


어느 날 문득, 7~8년전 구입했던 MCM 지갑을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지갑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꽤 해져있었다.

오래 쓰기도 했고, 디자인과 색상도 이미 질릴 대로 질린 상태라 새로운 지갑을 사려 인터넷을 뒤져 봤다.

그러다 문득, 평소 지갑을 들고 다니는게 늘 불만이었던 생각이 떠 올랐고, 이내 구입 의사가 한풀 꺾였다.


예전부터 지갑을 들고 다니는게 늘 불만이었다.

더운 여름에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조금만 돌아다니면 금방 그 부위에 땀이 차기 일쑤였고,

뒷주머니가 지갑 모양으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양새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불어 현금과 각종 카드, 신분증 등을 지갑에 넣고 다니다 보면 분실의 위험성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머니클립과 카드지갑.

하지만 현금계산보다는 카드계산이 익숙한 나에게 머니클립은 필요가 없었다.

하여, 최종 대안으로 카드지갑(가죽)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


마음 먹은 것도 잠시, 이 놈의 변덕이 말썽이었다.

카드지갑을 살피다 보니, 과연 이게 지갑보다 더 실용성이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목걸이형을 사자니, 목뒤에 땀이 찰까 걱정 됐고, 주머니에 넣고 다니자니 지갑보다는 편하겠지만,

이 역시 땀과 분실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

게다가 가격 또한 일반 가죽 반지갑에 버금갔다.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에 잠겨, 최고의 대안책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책이 마련됐다.

현재 사용중인 휴대폰 교통카드 수납용 아머 케이스를, 다이어리형 케이스로 바꾸기만 하면 해결될 사항이었다.


항상 들고다니는 휴대폰에 카드와 현금을 수납하고 다니면 지갑은 물론,

카드지갑 따위 또한 들고다닐 필요가 없으니 최상의 조건 아닌가?


곧바로 네이버 쇼핑을 통해 가죽형 다이어리 케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고르고 골라 최종 결정된게 리미트 다이어리 가죽 케이스.

가격도 참 착했다. 소가죽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 배송비 포함 12,000원 선.


곧장 지르려 했으나, 다시 한 번 변덕이 말썽을 부렸다.

아머형 케이스에서 다이어리형 케이스로 교체를 하면, 누워서 동영상을 보기 위해 자바라 거치대에 휴대폰을 거치할 때,

불편해질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고, 그냥, 주 사용 카드(결제 및 교통후불기능이 있는)랑, 신분증.

이 두 장을 현재 사용중인 카드 수납용 케이스에 넣고 다니면 다이어리형 케이스를 사지 않아도,

쓰지 않아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던 것.


지체할 겨를 없이, 기존 수납되어 있던 카드에 운전 면허증을 얹어 수납을 해 봤다.

애당초 카드 1장만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그런지, 수납할 때, 그리고 카드를 뽑을 때 조금 뻑뻑한 것,

억지 카드 수납으로 인해, 케이스 레이어가 살짝 들리는 애로 사항만 빼면 퍽 괜찮았다.

이로써, 지갑도, 카드지갑도, 다이어리형 케이스도 새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고,

거추장스러운 지갑도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지게 되었다.


* 물론 휴대폰 역시 분실의 위험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늘 들고다니는 휴대폰의 분실 위험성은 지갑 분실 위험성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기에 살짝쿵 무시해도 OK.


분명 카드지갑을 샀어도 후회했을 것이고, 다이어리형 케이스를 샀어도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해박한 널뤼지와 현명함, 선구안으로 낭비를 막고,

꾸준히 불편했을 상황도 면했으니 대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싶다.(네, 다음 개소리~)

아무튼, 이번만큼은 급하게 안 산거... 아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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