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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다시 사고 싶다

소미 2017.09.22 21:29

지금으로 부터 딱 5년 전, 바이크 사고를 당했다.

비보호 좌회전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뒤에서 달려 오던 포터 정면과 내 바이크 측면이 충돌하는 사고였다.

나는 곧장 바닥으로 내팽겨쳐져 3m 정도의 거리를 나뒹굴렀다.

그 충격으로 양쪽 무릎의 피부가 찢어지고, 왼쪽 발등이 심하게 긁혀 화상을 입었으며,

화상입은 부위에는 아스팔트 잔해가 쏙쏙 박혀있었다.


바이크는 포터 아래에 처 박힌채로 10m정도 질질 끌려갔고, 차대가 내려앉아 폐차하게 됐다.

그때 만약 내가, 바이크에서 튕기지 않고 그대로 자빠져 바이크와 함께 포터 아래에 박혀 10m가량 끌려갔다면,

불구가 됐을 수도 있고, 다리가 잘렸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를 치료해 준 병원 의사 역시 충돌사고 치고는 정말 운 좋은 케이스라며 이야기 해 줬으니 말 다했지.


나를 박은 포터는 아주 멀쩡했다. 내 바이크가 포터 아래로 말려들어갔으니, 포터 외관에는 상처 하나 없었다.

포터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내리자 마자 왜 갑자기 그렇게 끼어드냐고 나무랐다.

아파서 겨우 일어난 사람한테 괜찮냐고 묻지는 않고 바로 시시비비를 따지는 그 모습에 화가나서,

나보다 한참 연장자이지만 윽박지르며 화를 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티격태격 싸우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112와 119에 신고를 해 주었고,

경찰이 먼저 도착해 신원파악과 음주운전 검사를 시행했다.

아파 죽겠는데, 음주측정기에 바람을 세게 불라고 해서 너무 서글펐었다.

이 후 119 구급대가 와서 나를 인근 병원 응급실까지 후송해 줬고,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뭐 그 사이 사이, 경찰 교통과에서 나를 찾아와 나의 과실과 상대방 과실이 몇 대 몇인지,

불만은 없는지, 추후 따로 문의사항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명함을 주고 갔고,

상대방 보험사에서 찾아와 쇼부를 봤다.(보험사에서 찾아온 사람은 정말 싸가지가 없던 기억이...)


암튼, 서론은 여기까지만 해 두고, 사고 난 후로는 바이크는 일절 쳐다보지 않았다.

다시 타고싶은 마음도 전혀 없었고, 빨리 돈을 모아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아직도 못사고 있지만...)


그런데, 최근들어 바이크를 다시 타고 싶은 욕구와, 멋진 바이크를 사고싶은 충동이 인다.

이유야 많지만, 짧은 거리를 왔다 갔다 할 때, 가령 집에서 가까운 대형마트나 관공서,

병원 같은 곳을 갈 때 뚜벅 뚜벅 뚜벅쵸마냥 걸어 다니는게 너무 귀찮다.

특히 여름에는 10분, 아니 5분만 걸어도 땀이 나는데, 이게 정말이지 너무 싫다.

바이크로 3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20분 정도 걸어가야 할 때 욕이 저절로 나온다.

이제 날씨가 좀 풀려 괜찮다 쳐도, 바이크에 대한 욕망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가족에게 바이크 이야기를 꺼내면 정신나간 놈이라는 소리 들을게 뻔해서 말도 못 하고있다.

예전처럼 바이크 타고 오이도 찍고, 시화방조제 찍고, 대부도 지나 탄도항 넘어,

화성 지나 수원시청까지 찍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고, 가까운 한강도 가고 싶으며,

월미도서 배 표 끊어 배타고 을왕리, 또는 왕산 해수욕장 가서

모래바닥에 앉아 노을 바라보며 바닷바람을 느끼고 싶다.


그래도 다시 구매할 수는 없으니, 이렇게 글로나마 넋두리를 해 본다.

(아냐, 아냐, 나중에 몰래 살 수도 있어... 산다면 혼다 PCX 125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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