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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벌레가 왜 있는거야?

소미 2017.10.26 16:51


좀, 한국에선 좀벌레로 불리고 학명은 Ctenolepisma longicaudata인 벌레녀석.

전세계에 350여 종이 존재하는 벌레녀석.

1cm의 크기도 안되는, 생긴 모습은 물론, 기어다니는 모습마저 극혐인 녀석.

살짝만 눌러도 바스라지는 방어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녀석.


그런 녀석이 언젠가부터 우리집에 출몰하기 시작했다.

출몰한 역사는 그리 깊지 않지만, 내 방에서 자주 출몰하는게 역겹기만 하다.

어제도, 저녁 늦게 방에 불을 켜고 바닥을 보니, 두 마리의 좀벌레가 바닥을 휘저으며 돌아다녔다.

이 녀석들은 불을 켜고 있으면 코빼기도 보이지 않게 은신해 있다가,

불만 끄면 2~3분 후 슬금슬금 밖으로 기어나와 활개를 치며 온 방을 돌아다닌다.


게다가 얼마나 영리한지, 가까이 가면 죽은 척 하며 가만히 있다가,

멀찌감치 떨어지면 재빠르게 숨을 곳을 찾아 도망간다.

때문에 발견시 곧장 맨 손이나 맨 발로 짓이겨 죽이지 않는 이상 죽이기 어렵다.

잡아 죽이기 위해 휴지나 종이라도 들고 올라치면, 이미 어딘가로 도망가 모습을 감추기 때문이다.


이런 역겨운 녀석들이 꼴보기 싫어, 방에 있는 옷가지를 전부 발코니에 있는 옷장으로 옮겨도 보고,

붙박이장에 있는 책이나 종이 쪼가리 역시 모두 발코니 정리함에 옮겨 보았으나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끈질긴 녀석들을 박멸하고자, 한 때는 방에 오로지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두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내 방을 활개치며 다니던 지독한 놈들이다. 그 때는 대체 어디서 기생하고 있는건지 갈피도 잡지 못 했다.

침대보나, 이불, 매트 커버에 기생하는게 아닐까싶어 샅샅이 훑어 보았으나, 이 역시 헛다리.


그나마 최근에는 한동안 보이지 않아 나름 기뻤었는데, 그 기쁨도 잠시...

어제 다시 내 방에 출현한 걸 보니, 내 방에서 계속 기생하고 있던 것 같다.

하여, 어젠 이 좀벌레 놈들이 어디에 숨어 생활하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무합판 바닥 아래의 틈새 또는 벽면에 붙은 걸레받이의 틈새일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지금 걸레받이와 합판 바닥을 이어주는 틈에 발라진 실리콘이 낡아 떨어져,

좀벌레가 숨을 틈새가 많은데, 조만간 실리콘과 실리콘총을 구입하여 보수 작업을 해야겠다.

그리고 다리가 없어 바닥과 붙어는 있지만, 좀벌레가 숨을 틈을 제공하는 침대 프레임 역시

다리가 달린 침대 프레임으로 교체하여 바닥과 침대 프레임의 틈을 넓혀 좀벌레가 숨을 곳을 완전히 없애도록 해야겠다.


이러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좀벌레가 출몰한다면, 그땐 그냥 포기하고 좀벌레와 상생하는 쪽으로도 생각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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